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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情) 뜻 — 미운 정 고운 정, 번역 안 되는 한국인의 마음

Young 쌤 2026. 6. 18. 18:50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외국 친구가 며칠 전 메시지를 보냈어요. 화면 자막에 자꾸 나오는 한 단어가 도무지 잡히지 않는다고요.

"'정 들었다', '정 떨어졌다'… 이 jeong이 사랑이에요, 우정이에요?"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 학생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에요.

사실 한국 사람한테 "정이 뭐냐"고 물어도 한마디로 답하기 쉽지 않아요. 매일 쓰는 말인데, 막상 설명하려면 말문이 막히죠.

사전은 이렇게 풀어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情)'을 찾으면 뜻이 크게 둘로 나뉘어요.

뜻 ①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
예: 그는 정에 약한 사람이에요.
뜻 ②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
예: 오래 보다 보니 정이 들었어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 '정'은 ②번이에요. 그런데 이 정에는 묘한 구석이 있어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는 거예요.

미운 정도 정이라는 말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좋은 기억만으로 정이 쌓이는 게 아니라는 뜻이에요. 티격태격 다투고, 서운했다가 풀리고… 그렇게 함께 보낸 시간이 차곡차곡 포개져서 생기는 게 정이거든요. 그래서 정은 '좋은 감정'이라기보다 '오래 함께한 흔적'에 가까워요.

영어로 옮기려 하면 늘 한 박자 막혀요. affection은 너무 가볍고, attachment는 너무 건조하고, love는 결이 달라요. 어느 단어도 '미운 정'까지는 담지 못하거든요. 한국인을 설명하는 핵심 개념으로 '정'이 자주 꼽히면서도, 한 단어로 번역하기 어렵다고들 하는 이유예요.

📚 수업에서 활용하기

외국 학생에게 '정'을 설명할 땐 뜻풀이부터 들이밀기보다 장면을 먼저 그려줘요. 매일 가던 단골 가게가 문을 닫을 때 드는 그 아쉬운 마음, 자주 투닥대던 룸메이트와 헤어질 때 괜히 허전해지는 그 기분 — 그게 '정 들었다'예요. 사랑이라는 말로는 안 되는, 시간이 만든 마음이라고 짚어주면 그제야 고개를 끄덕여요.

재밌는 건, 우리는 정을 '준다'고 하지 '말한다'고 하지 않아요. 정 많은 사람은 말없이 반찬을 더 얹어주고, 비 오는 날 우산을 챙겨주죠. 어쩌면 정은 입 밖에 내는 순간 조금 옅어지는, 그런 마음인지도 몰라요.

💬 여러분은 언제 '정 들었다'고 느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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