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해는 졌는데 아직 깜깜하진 않은 시간이 있어요. 가로등은 켜졌는데 하늘엔 옅은 빛이 아직 남아 있죠.이 어중간한 밝기를 부르는 우리말이 있어요. 우리말 발견 어스름 조금 어둑한 상태. 또는 그런 때.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는 순우리말이에요. '어스름하다'로도 쓰고, '어스름'만으로도 그 어둑한 시간 자체를 가리켜요.새벽에도, 저녁에도재미있는 건 '어스름'이 하루에 두 번 찾아온다는 거예요. 해 뜨기 전 새벽도 어스름하고, 해 진 뒤 저녁도 어스름하죠. 빛이 막 들어오는 시간과 막 빠져나가는 시간을 똑같은 한 단어로 불러요. 그래서 어스름 속에 가만히 있으면, 지금부터 밝아질지 어두워질지 분간이 잘 안 가는 묘한 순간이 되기도 해요. 새벽 어스름날이 밝아오기 직전, 사물이 어슴푸레 드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