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어 교안/└ 발음 규칙

외국인 학생이 '좋다'를 [좋다]로 발음할 때 | 발음 규칙 시리즈 ⑤ 격음화

Young 쌤 2026. 5. 23. 18:56

한국어에는 평음(ㄱ/ㄷ/ㅂ/ㅈ)과 격음(ㅋ/ㅌ/ㅍ/ㅊ)이라는 두 종류의 자음이 있어요. 대부분의 외국어에는 없는 구별이라 학생들이 어려워하죠. 그런데 더 신기한 건 '좋다'를 발음할 때 한국 사람은 자동으로 평음 ㄷ을 격음 ㅌ으로 바꿔서 [조타]라고 발음한다는 거예요.

격음화는 받침 ㅎ과 다음 자음(ㄱ/ㄷ/ㅂ/ㅈ), 또는 받침 ㄱ/ㄷ/ㅂ/ㅈ과 다음 ㅎ이 만나면 격음(ㅋ/ㅌ/ㅍ/ㅊ)으로 합쳐지는 현상이에요. 두 자음이 합쳐서 하나가 된다는 점에서 다른 음운 규칙과 구별되고, 한국어가 어떻게 자음을 다루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규칙입니다.

이 글에서는 격음화 규칙을 어떻게 시각화할지, "왜요?"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를 정리합니다.


1. 한 줄 요약

ㅎ과 ㄱ/ㄷ/ㅂ/ㅈ이 만나면, 두 소리가 합쳐져 ㅋ/ㅌ/ㅍ/ㅊ로 발음된다.
격음화 ㆍ 激音化 표기 + ㅎ + ㄷ → ㅌ (두 소리가 합쳐짐) 발음 좋다 → [조타] ㅎ + ㄱㄷㅈ = 격음(거센소리)

표준 발음법 제12항에 명시된 규칙입니다. 두 소리가 합쳐져 한 소리가 되기 때문에 학술적으로는 '자음 축약' 또는 '유기음화'라고도 부릅니다.

2. 학생들이 자주 하는 실수

격음화는 일상에서 매우 자주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표기와 발음의 차이가 커서 학생들이 가장 헷갈려합니다. 받침 ㅎ을 약하게 발음하거나, 두 글자를 따로따로 발음하는 경향이 흔해요.

단어 올바른 발음 학생들의 흔한 발음
좋다 [조타] [좋다] / [조다]
많다 [만타] [많다] / [만다]
축하해요 [추카해요] [축하해요]
국화 [구콰] [국화]
입학 [이팍] [입학]

모국어권별 경향

  • 중국어권 학생 — 중국어에는 유기음(ㅋ, ㅌ, ㅍ, ㅊ에 해당)이 평음과 명확히 대립하는 음운이라, 격음 자체의 발음은 비교적 익숙합니다. 다만 받침 ㅎ과 다음 글자 자음이 결합해 한 소리로 합쳐진다는 개념이 낯설어, '축하'를 [축하] 그대로 두 글자로 발음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 일본어권 학생 — 일본어에는 한국어처럼 평음/격음/경음의 3중 대립이 없습니다. 일본어 자음(か행, た행 등)은 위치에 따라 약한 유기음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한국어의 명확한 격음을 별도 음소로 산출하기 어렵고 '좋다'를 [조다]에 가깝게 평음으로 발음하기도 합니다. 한국인 모어화자 실험에서도 일본인 학습자의 격음 /ㅊ, ㅌ, ㅍ/ 판정률이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이화진 등).
  • 영어권 학생 — 영어의 무성 파열음(p, t, k)은 한국어 격음에 가깝게 발음되는 경향이 있어, 격음 자체는 비교적 잘 따라옵니다. 다만 표기에 ㅎ이 명시되어 있으면 ㅎ을 따로 발음하려고 해서 '축하'를 [축하] 또는 [축흐]로 발음하기도 합니다.

3. 칠판/슬라이드 설명 순서

1~4편과 동일한 4단계로 진행합니다. 시각화 → 발음 → 환경 조건 → 확장.

① 시각화 먼저 보여주기 (30초)

위 메인 이미지를 슬라이드에 띄웁니다. 핵심은 "ㅎ과 ㄱ/ㄷ/ㅂ/ㅈ이 만나면 두 소리가 합쳐진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각인시키는 것입니다.

"여러분, '좋다'는 [좋.다]라고 안 읽어요. [조타]라고 읽어요. 받침 ㅎ과 ㄷ이 만나서 ㅌ로 합쳐지는 거예요. 한 글자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두 글자가 합쳐져서 강한 소리가 되는 거예요."

② 시범 발음 + 즉시 따라하기 (2분)

격음화는 두 방향이 있어요. 받침 ㅎ이 앞에 있는 경우와 뒤에 있는 경우 둘 다 결과는 같습니다.

방향 결합 결과 예시
ㅎ + ㄱ 받침 ㅎ + 다음 ㄱ → ㅋ 놓고 [노코], 좋고 [조코]
ㅎ + ㄷ 받침 ㅎ + 다음 ㄷ → ㅌ 좋다 [조타], 많다 [만타]
ㅎ + ㅈ 받침 ㅎ + 다음 ㅈ → ㅊ 좋지 [조치], 싫지 [실치]
ㄱ + ㅎ 받침 ㄱ + 다음 ㅎ → ㅋ 국화 [구콰], 축하 [추카]
ㄷ + ㅎ 받침 ㄷ + 다음 ㅎ → ㅌ 맏형 [마텽]
ㅂ + ㅎ 받침 ㅂ + 다음 ㅎ → ㅍ 입학 [이팍], 잡혀 [자펴]
ㅈ + ㅎ 받침 ㅈ + 다음 ㅎ → ㅊ 앉히다 [안치다]

💡 강사 팁: 처음에는 받침 ㅎ + 다음 글자(좋다, 좋고, 좋지)부터 가르치는 게 좋습니다. ㅎ를 어간 받침으로 갖는 동사·형용사가 일상에서 매우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에요(좋다, 많다, 싫다, 놓다 등). 받침 ㄱ/ㄷ/ㅂ/ㅈ + ㅎ는 그 다음 단계에서 다루세요 (김선정).

③ 환경 조건 짚기 (1분)

학생이 따라할 수 있게 된 후, 언제 격음화가 일어나는지 환경을 명확히 합니다.

평음 + 만나면 격음

평음 + ㅎ → 격음 (앞뒤 순서는 무관)

④ 다른 단어로 확장 (3분)

일상에서 매우 자주 쓰는 단어 위주로 확장합니다. 특히 ㅎ 받침 동사·형용사의 활용형과 일상 인사말을 챙기세요.

4. 시각화 도구

격음화는 두 글자가 합쳐지는 현상이라, '합치는' 시각화가 핵심입니다. 사라지는 자음과 변하는 자음을 색깔로 구별하세요.

단어 표기 발음
좋다 + [조]
축하 + [추]
입학 + [이]

5. 수업 활동

활동 1. ㅎ 받침 동사·형용사 활용 연습 (5분)

준비물: ㅎ을 받침으로 갖는 어간 카드 (좋, 많, 싫, 놓, 닿, 쌓) + 어미 카드 (-다, -고, -지)

방법:

  1. 학생들에게 어간 카드 + 어미 카드를 짝지어 단어를 만들게 합니다 (예: 좋 + 다).
  2. 만든 단어를 발음해 보게 합니다.
  3. 강사가 정확한 발음을 들려주고, 학생은 3번 반복합니다.
  4. '좋다 [조타], 좋고 [조코], 좋지 [조치]'처럼 같은 어간의 다양한 활용형을 연속으로 발음시킵니다.

활동 2. 일상 인사말 듣고 따라하기 (3분)

격음화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인사말과 일상 표현을 묶어서 발음 연습합니다.

  • 축하해요 [추카해요]
  • 입학 축하해요 [이팍 추카해요]
  • 좋아해요 [조아해요] ※ 모음 앞에서는 ㅎ 탈락 (다음 편 6편)
  • 몇 학년이에요 [며 탕녀니에요]
  • 괜찮다 [괜찬타]

💡 : 학생에게 익숙한 표현부터 시작하세요. '축하해요'는 K-pop 팬, K-드라마 팬 학생들이 매우 자주 듣는 표현이라 이 단어 하나만 정확히 발음할 수 있어도 자신감이 생깁니다.

6. 학생이 자주 묻는 질문 + 답

Q1. 왜 두 글자가 합쳐져요?

A. 사람의 입은 발음을 편하게 하려고 자동으로 조정해요. 예사소리(ㄱ, ㄷ, ㅂ, ㅈ)를 발음할 때 입에서 약한 바람이 나오는데, ㅎ과 만나면 그 바람이 강해져서 거센소리(ㅋ, ㅌ, ㅍ, ㅊ)가 돼요. 결국 두 소리가 한 소리로 합쳐지는 거예요. 한국 사람도 자동으로 그렇게 발음하고 있어요.

Q2. '좋아요'는 [조타요]가 아니라 [조아요]예요. 왜 다른가요?

A. 좋은 질문이에요! 격음화는 ㅎ이 자음(ㄱ/ㄷ/ㅂ/ㅈ)을 만났을 때만 일어나요. ㅎ 다음에 모음이 오면 격음화가 아니라 ㅎ 탈락이 일어나요. '좋다'는 ㅎ + ㄷ → [조타], 하지만 '좋아요'는 ㅎ + 모음 → [조아요]. 이 부분은 6편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Q3. 받침이 ㅅ, ㅈ, ㅊ, ㅌ인데도 격음화가 일어나요?

A. 일어나요. 받침 ㅅ/ㅈ/ㅊ/ㅌ은 2편에서 배운 7대표음 규칙에 따라 [ㄷ]로 변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꽃 한 송이'는 받침 ㅊ이 [ㄷ]로 변한 뒤 ㅎ과 만나 → [꼬탄송이]가 됩니다. '옷 한 벌 [오탄벌]', '낮 한때 [나탄때]'도 같은 원리예요.

Q4. '싫증'은 왜 [실층]이 아니라 [실쯩]이에요?

A. 좋은 관찰이에요. '싫증'은 격음화의 예외예요. 표준 발음은 [실쯩]이 맞고, 이건 격음화가 아니라 경음화가 적용된 경우예요. 격음화는 거의 예외 없는 규칙이지만, 일부 단어에서 이런 예외가 있어요. 학생들에게는 '싫증'은 단어 그대로 [실쯩]으로 외우게 하시면 됩니다.

정리

  • ㅎ과 ㄱ/ㄷ/ㅂ/ㅈ이 만나면 두 소리가 합쳐져 ㅋ/ㅌ/ㅍ/ㅊ로 발음됩니다.
  • ㅎ이 앞에 있든 뒤에 있든 결과는 같습니다.
  • 처음에는 ㅎ 받침 동사·형용사(좋다, 많다, 싫다 등)부터 가르치세요. 일상에서 가장 자주 나옵니다.
  • ㅎ 다음에 모음이 오면 격음화가 아니라 ㅎ 탈락 — 6편에서 다룹니다.

다음 편은 ㅎ 탈락입니다. '좋아요'를 왜 [조아요]로 발음하는지, 받침 ㅎ이 모음을 만나면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다룹니다.

시리즈 보기

외국인 학생을 위한 발음 규칙 — 신입 강사용 시리즈

※ 이후 7~12편은 시리즈 예고편에서 전체 목차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참고 자료
· 국립국어원, 「표준 발음법」 제12항 (받침 ㅎ의 발음)
· 김선정, '한국어 발음 교육 방안'
· 전나영 (2015),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발음 교육 방안', 새국어생활 25권 1호
· 이화진 외, '일본인 한국어 학습자의 평음, 격음, 경음 발음에 관한 연구'

A note from 영쌤

이 글은 박사 과정과 강의 현장에서 쌓아 온 영쌤의 자산입니다. 한국어 강사 여러분의 수업에 닿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활용해 주세요. 현장에서 자유롭게 적용하시고, 학습자에게 맞는 형태로 변형해 쓰시는 것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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